"항암 치료를 끝내자마자 가발 패션쇼 무대에 서기로 결정했어요. 처음 항암치료를 시작했을 땐 사람들 만나는 것조차 꺼려졌는데 환우회 활동을 하면서 유방암이 창피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죠. 패션쇼 무대에 서면 더욱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어요."

유방암 치료 중인 박수희 씨(40)는 한유예강회(한국유방암예방홍보강사회)에서 활동하며 암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울증도 거의 사라졌다.

보다 큰 희망을 갖고 당당해지기 위해 박 씨가 선택한 것은 오는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암엑스포`다. 엑스포 부대행사로 열리는 `닥터위그, NFM프로모션과 함께 하는 가발 패션쇼`에서 생애 처음으로 모델이 되어 무대에 서기로 한 것.

항암치료를 하며 자연스레 머리카락이 빠져 박 씨는 평소 모자를 쓰고 다녔다. 하지만 패션쇼 무대에서 만큼은 모자를 벗어 던지고 가발을 착용한 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당당한 워킹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씨처럼 패션쇼 무대에 설 한유예강회 회원은 모두 8명. 모두 모델 경력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됐지만 누구보다 활기차고 열정 넘치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가득 차 있다.

한유예강회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방암 치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서울대 간호대학에서 유방암 자가검진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구성됐다. 유방암을 이겨내게 된 배경과 관리법 등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환자들 스스로 희망을 얻고 조기검진 및 예방법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 유방암 예방을 홍보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고경자 한유예강회 회장은 "가발 패션쇼 무대를 계기로 많은 환자들이 크게 변화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면서 "직접 모델이 되면 소극적인 모습을 버리고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암과 당당히 싸울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대에 서는 사람도 용기와 희망을 얻지만 그 무대를 지켜보는 유방암 환우들도 더 큰 희망과 긍정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 고경자 회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은 이화용 닥터위그 대표다. 의료용 가발 닥터위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갑작스런 항암치료로 탈모가 시작된 환자들을 위해 탄생했다.

착용감과 자연스러움, 편안함 등 실용성에 더욱 초점을 맞춰 암 환자들이 부담 없이 가발을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내 최초로 백금 나노 입자를 개발해 캡소재에 흡착시켜 99%의 향균기능, 원적외선 다량방출 등 기능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이화용 닥터위그 대표는 "몸과 마음이 지친 암 환자를 조금이라도 돕고 함께 암을 극복하고자 가발 패션쇼를 준비했다"면서 "암 환자들에게는 크리닉 등 가발 사후관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쇼를 보다 화려하게 장식하는 역할은 공지우 NFM프모션 대표가 맡았다. 재능기부를 통해 이번 가발 패션쇼의 연출을 맡은 공지우 대표는 국내외 수많은 컬렉션 및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를 연출한 정상급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 승국 문화재단 자선 디너쇼, 도쿄 한류 엑스포 패션쇼, 동대문 패션 축제 해외 바이어 초청 패션쇼, 서울시 청계광장 한산모시 런칭 패션쇼 등 연출을 맡은 바 있다.

공 대표는 "가발 패션쇼는 처음이지만 암 환우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연출을 맡게 됐다"면서 "무대에 서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 감동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보다 재밌고 즐거운 무대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2회 국제암엑스포(www.cancerexpo.org)는 `지식으로 예방, 소통으로 정복!`을 슬로건으로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Hall D(옛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행사는 크게 △전시관 △건강강좌 △학술행사 △부대행사로 구성된다. 전시관에서는 암 극복을 위한 다양한 건강정보를 만날 수 있으며, 일반인 대상의 건강강좌는 암 예방과 치료 정보, 항암 먹거리와 생활습관 등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

※문의=국제암엑스포 사무국 (02) 2000-3366~9



이상미 매경헬스 기자 [lsmclick@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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