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엑스포]유방절제女, `장애인과 다름없다` 느껴

24일 국제 암엑스포 전문가 포럼, 유방절제술 보험급여에 대한 논의

한국유방암학회가 지난 4월 한달 간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 153명을 대상으로 유방절제술 후 경험하는 사회심리적 및 존재적 변화와 유방재건술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의 3분의 2가 수영장 및 해수욕장, 목욕탕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방이 없다는 것은 장애인과 다름 없다고 느끼는 여성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는 24일 ‘제1회 국제 암엑스포’ 전문가 포럼에서 발표했다.

심리 존재의 문제를 물은 결과,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진 것 같다고 답한 여성들은 71.2%, 유방이 없다는 것은 장애인과 다름없다고 느끼는 비율은 68.4%로 나타났다. 66%는 유방암이 재발 할까 봐 늘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거울 쳐다보기가 두렵다고 답한 여성들도 62.7%나 됐다. 절반이 넘는 여성들이 수술 받은 부위를 보면 분노가 느껴진다고 답했으며, 28%는 완전한 여성으로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사회 신체적 문제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75.7%가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 가지 않는다고 답했고, 60.1%는 혼자서 공중목욕탕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58.8%는 지속적인 어깨나 팔의 통증으로 집안일이나 업무에 지장을 호소했고, 길을 가거나 사람을 만날 때 수술부위가 계속 신경 쓰인다고 한 여성들도 52.9%에 달했다. 43.8%는 성관계를 자꾸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김성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유방암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은 유방의 구조와 기능적 손상이라는 점과 더불어 일상 활동과 사회 참여에서도 제한을 받고 있다”며 “유방을 절제하는 여성들의 여러 사회적 제약과 고통을 고려할 때 법적 제도권에서 보험급여와 함께 장애 판정의 논의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 포럼에서는 ‘유방재건술의 보험 급여 안정의 당위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성원 교수의 주제 발표에 이어 패널 토론도 열렸다. 김 교수의 진행으로 정제혁 보건복지부 사무관,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임철완 순천향대 부천 병원 교수, 이택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고경자 한유예강회 회장이 참가한 가운데 열띤 의견이 오갔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장애 판정에 관해 형평성이라든지 실효성성 면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제도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패널들은 사실상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애 등록에 있어서는 어려운 형편임을 실감했다. 하지만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의 애환을 함께 나누고 그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았다. [정은지 MK헬스 기자 jeje@mkhealth.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